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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일본 구리하라 유키(가운데)와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강동신(왼쪽)./연합뉴스 지난 2024년 11월 26일 개최된 제90차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집행위원회는 산하 e스포츠·무예·마인드 스포츠 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e스포츠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제외하고 '2030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메달 종목에서 완전히 빼기로 만장일치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려는 국제 스포츠 기구의 유인책과 제도권 진입을 갈망하던 게임 산업의 이해 관계가 맞물려 시작된 8년간의 동행은 결국 영구적인 결별로 귀결되는 모양새가 됐다. ▲ 화려했던 8년의 실험, 2026년을 끝으로 분리 결정 e스포츠가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OCA는 젊은 층의 관심 유도와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e스포츠를 시범종목으로 채택했다.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스타크래프트 2' 등 6개 종목으로 치러진 파일럿 이벤트는 전 세계 게임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종합 대회 진입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1년 연기 끝에 2023년에 개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사상 처음으로 공식 메달이 집계되는 정식 종목으로 승격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트리트 파이터 5',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7개 종목에서 국가대항전이 펼쳐졌고 한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국내에서도 대중적 지지를 확보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시 11개 메달 종목(13개 타이틀)으로 역대 최대 규모 편성을 확정 지으며 메이저 스포츠 편입이 본궤도에 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외형적 성장과 달리 내부의 균열은 이미 진행 중이었다. OCA는 2024년 11월 26일 열린 제90차 집행위원회에서 e스포츠·무예·마인드 스포츠 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를 마지막으로 e스포츠를 아시안게임 메인 프로그램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무료 . 대신 OCA는 바둑, 체스 등 두뇌 유희 종목과 묶어 '아시안 e스포츠·마인드 스포츠 게임'이라는 별도의 독립 대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OCA는 2026년 9월 쿠웨이트와 2027년 제1회 대회 개최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는 e스포츠가 더 이상 육상, 수영, 축구와 같은 위상에서 경쟁하는 아시안게임 정규 메달 종목이 아님을 공식화한 조치로 해석된다. 시범종목 채택 이후 불과 8년 만에 주류 무대 밖으로 밀려난 셈이다. ▲ 올림픽 문턱을 넘지 못한 구조적 덫 아시안게임에서의 퇴출 결정에 앞서 e스포츠는 스포츠계의 최정.인 올림픽 정식 종목 진입에도 완벽히 실패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하계 및 동계 올림픽 본 대회에 e스포츠를 단 한 번도 들이지 않은 데는 게임이 갖는 근본적인 장벽이 존재했다. 가장 큰 요인은 지식재산권(IP)의 사적 독。 구조다. 축구나 농구, 육상 등 전통 스포츠는 인류의 보편적 공유재로 존재하며 특정 사기업이 경기 룰이나 필드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다. 반면 대부분의 비디오 게임은 민간 개발사(퍼블리셔)가 소유한 상업적 제품이다. 퍼블리셔의 패치 하나에 종목의 밸런스와 경기 방식이 뒤바뀌며 기업의 라이선스 정책이나 재무 상황에 따라 종목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 실제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하스스톤' 종목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중국 넷이즈 간 라이선스 계약 만료로 인해 대회 직전 취소된 사태는 공공 스포츠 기구가 사기업에 종속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을 여실히 드러냈다. 올림픽 헌장의 평화주의적 가치관과 주류 e스포츠 콘텐츠 간의 충돌도 문제가 됐다. 토마스 바흐 전 IOC 위원장을 비롯한 수뇌부는 적을 살상하거나 물리적 폭력을 묘사하는 게임은 올림픽 무대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비폭력 원칙을 일관되게 고수했다. 그러나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장르는 1인칭 슈터(FPS) 게임들과 전투 중심의 적진 。령(MOBA) 게임이다 바다이야기 예시 . 인기 장르를 배제한 e스포츠는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이를 허용할 경우 올림픽의 도덕적 규범이 훼손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여기에 땀과 육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신체적 기량(Physical Prowess)'을 스포츠의 기본 정의로 삼는 체육계의 보수적 시선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수명이 5~10년 안팎에 불과하다는 .도 발목을 잡았다. 올림픽은 100년 이상 이어질 안정성을 요구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게임 유행 주기와 개발사를 통제할 단일 국제경기연맹(IF)의 부재는 제도권 편입의 영구적 결격 사유로 작용했다. ▲ IOC의 좌초와 중동 자본의 팽창…'각자도생' 택한 산업 지형 올림픽 본선 진입이 좌절되자 IOC는 2021년 '올림픽 버추얼 시리즈', 2023년 싱가포르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를 열며 가상 스포츠 위주의 우회로를 모색했다. 폭력성을 배제하기 위해 야구, 사이클, 모터스포츠, 체스 등 전통 스포츠 시뮬레이션 위주로 종목을 채웠으나 코어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이후 IOC는 2024년 7월 파리 총회에서 전통 올림픽과 완전히 분리된 '올림픽 e스포츠 게임(Olympic Esports Games)'의 창설을 승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12년간의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 하지만 이 파트너십마저 지난해 10월 30일 상호 합의하에 조기 파기되며 IOC 주도의 프로젝트는 미궁에 빠졌다. 비영리 공공 규범을 앞세운 IOC와 상업적 수익 및 대회 통제권을 극대화하려는 사우디 측의 주도권 다툼 그리고 글로벌 퍼블리셔들과의 조율 실패가 결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흐름은 아시안게임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됐다. 종합대회 조직위원회 입장에서 e스포츠는 막대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전용 경기 서버, 전문 장비 및 인력을 요구하는 고비용 종목이다. 반면 퍼블리셔와의 까다로운 라이선스 협약, 매 대회 개최국 입맛에 따라 종목이 바뀌는 불안정성은 공공 대회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렸다. 더욱이 중동의 오일 머니를 위시한 글로벌 e스포츠 자본은 굳이 기성 스포츠 대회의 까다로운 규제를 감수하며 종속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빠찡코 e스포츠 월드컵(EWC) 등 수천만달러의 상금을 내건 독립 메가 토너먼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기성 올림픽 기구의 문을 두드리기보다 자체적인 상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기성 체육계와 e스포츠 산업 모두 서로의 이질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독자 노선으로 회귀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사라진 '군 면제'와 선수촌…e스포츠 생태계에 닥친 냉혹한 청구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퇴출과 별도 대회 분리는 국내 e스포츠 생태계에 치명적인 구조적 타격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선수들에게 가장 절실한 동기부여 요소였던 병역 혜택이 사라지게 됐다. 현행 병역법 제33조의7 및 병역법 시행령 제68조의11에 따르면 예술·체육요원 편입 자격은 '올림픽대회 3위 이상 입상자' 또는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로 엄격히 한정돼 있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병역 대체복무 혜택을 받았던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팀의 사례는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규 메달 종목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2027년부터 신설되는 아시안 e스포츠·마인드 스포츠 게임은 법률상 아시아경기대회가 아니므로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병역 특례가 부여되지 않는다. 선수 수명이 20대 초중반에 집중된 프로게이머들에게 병역 문제는 경력 단절을 야기하는 최대 변수다. 관련 법령 개정 없이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e스포츠 선수들이 체육요원 편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엘리트 체육 육성 인프라의 동반 축소도 불가피하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편입 이후 대표팀 선수들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체력 단련, 스포츠 과학 분석, 물리치료 등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식 종목 지위를 잃고 독자 대회로 격하되면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로서 누리던 공공 예산 지원과 행정적 뒷받침도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의 메이저 스포츠 편입 시도는 상업 자본과 사유재 기반의 게임을 기성 체육의 공공 프레임워크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 했던 실험"이었다며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제외는 밖으로부터의 공인에 기대기보다 플랫폼과 종목 자체의 산업적 완결성을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e스포츠를 시범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