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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의 모빌리티 순환경제 거。인 ‘플랭 리팩토리’의 리메이커스(Remakers) 작업장에서 한 직원이 재생 엔진 블록을 .검하고 있다. /르노
1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차를 타고 50분쯤 달리자 센강 변을 따라 늘어선 거대한 공장 단지가 시야에 들어왔다. 232만㎡(약 70만 평) 규모의 유럽 최초 모빌리티 순환 경제 공장인 ‘플랭 리팩토리(The Flins Refactory)’다.
이곳은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가 1952년부터 르노 4와 5, 클리오, 트윙고, 전기차 조에(Zoe) 등 대표 차종을 생산해온 핵심 거。이다. 한때 2만1000여 명의 노동자가 일하며 밤낮없이 신차를 쏟아내던 곳이지만, 2020년 말 코로나와 적자에 직면한 르노가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이듬해 ‘순환 경제 허브’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2024년에는 72년간 이어져 온 신차 조립 라인을 완전히 멈춰 세웠다.
현재는 중고차·배터리·부품의 수리 및 재판매, 그리고 순환 경제 전문 인력 재교육 역할을 맡고 있다. 르노 관계자는 “자동차의 85%는 재활용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지만 실제 재활용 비율은 30%를 밑돈다”며 “재활용 비율을 높여 그룹의 탈탄소 전략을 실천하는 핵심 거。”이라고 말했다.
◇신차 포기하고 순환경제 활로 찾은 유럽 車 공장
공장 내 ‘리메이커스(Remakers) 작업장’에 들어서자 매캐한 쇠 냄새와 함께 각종 차 부품이 늘어선 작업대가 길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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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자들은 먼지와 녹이 낀 중고 엔진 등 폐부품을 분해해 정밀 세척, 재생 과정을 거쳐 새 것처럼 재조립,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든 제품은 신품 대비 30%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차량 정비소 등으로 팔려나간다. 지난해 출하된 부품만 엔진 3만개를 포함해 총 32만개에 달한다.
순환경제라는 새 활로를 찾았지만, 플랭의 현실은 전동화 파고 속에서 위축된 유럽 제조업의 단면을 보여준다. 현재 리팩토리 인력은 2300여 명으로 플랭 공장 전성기 시절(2만1000여 명)의 9분의 1 수준이다. 르노는 프랑스 정부가 지분 15.01%를 보유하고 있지만, 내연기관 시대의 일자리를 온전히 지켜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2025년 유럽연합(EU)의 완성차 생산량은 2019년 대비 약 300만대 감소했다. 반면 EU 내 판매 차량 중 중국산 비율은 2021년 1% 수준에서 지난해 7%로 상승하며 안방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車 산업 살리기 위한 ‘적과의 동침’
18일 막을 내린 파리모터쇼에서도 유럽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사수하려는 절박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장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동차와 모든 부품의 유럽 내 생산 능력을 보존해야 한다”며 ‘유럽 우선주의(European Preference)’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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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차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역설적으로 중국과 손을 잡는 ‘적과의 동침’을 택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리프모터 지분 약 20%를 인수하고, 리프모터의 전기 SUV B10을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양산하고 있다. 중국 둥펑자동차와도 프랑스 렌 공장에서 차량을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CEO는 “유럽 내 생산 설비가 과잉 상태이지만 공장 문을 닫고 싶지는 않다”며 중국 브랜드와 손잡는 이유를 분명히 했다.
중국 지리자동차는 포드의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 활용을 타진 중이고, 샤오펑은 오스트리아 마그나 슈타이어 공장을 통해 현지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제조사는 생산 공장과 판매망이라는 ‘유럽 시장 입장권’을 제공하고, 중국 제조사는 관세를 피할 ‘메이드 인 EU’ 지위를 얻는 동시에 2년 만에 신차를 뽑아내는 초고속 개발 노하우를 전수하는 구조다.
중국 BYD는 파리모터쇼에서 현재 1만명 수준인 유럽 내 고용 인력을 2030년까지 4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자본이 유럽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고용주’로 등극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 차 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중국 지리차와 협력하고 있는 르노의 이반 세갈 글로벌 영업·운영 수석부사장은 12일 한국 취재진과 만나 “중국의 경쟁력을 인정하고 그들에게서 배우고 있다”면서도 “지금의 협력은 상호 이익이 명확할 때만 유효하며,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된다면 지속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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